인터뷰

대표가 잡플래닛 1점리뷰에 댓글달고 생긴 일

[대표인터뷰] 이병철·한영란 칸투칸 공동대표

2021. 08. 06 (금)
"면접자님, 부끄럽습니다. 요새는 생년월일 묻고 사주 물어보지 않는데, 그때는 어떻게든 맞는 분 뽑으려고 오만 짓을 다했던 것 같습니다. 요새는 어떻게 지내시나요. 늘 건승하시기 바랍니다. 칸투칸 대표이사 이병철 올림"(2021년 7월9일, 잡플래닛 리뷰에 대한 답글 중) 

이토록 쿨한 대표의 댓글을 본 적이 없다. "면접에서 사주를 보는 것 같았다"는 잡플래닛 면접 후기에 이병철 칸투칸 대표가 남긴 댓글이다. "판매직을 하대하는 것 같다"는 퇴사자의 리뷰에는 "고객 대면직이 가장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은데 노력하겠다"며 "좋은 회사 이직해 멋진 커리어 만들기 바란다. 의견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답했다. 

잡플래닛에 남겨진 칸투칸의 기업 만족도는 2.9점이다. 사실 눈에 띄는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2.5점이던 만족도가 올해들어 3.5점으로 훌쩍 뛴 것은 눈에 띈다. 한 회사의 총만족도가 1년만에 1점이 오른 것은 잡플래닛 안에서도 꽤 드라마틱한 변화다.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졌다. 온라인 쇼핑몰인 칸투칸의 홈페이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매출 정보다. 오늘 얼마나 팔았는지, 방문자 수는 얼마나 되는지, 그래서 이번 달에는 몇 명이나 방문해 얼마나 팔았는지 1원 단위까지 공개한다. 제품별로는 더 자세하다. 광고비부터 각종 비용을 더한 원가에, 그래서 마진은 얼마나 남기고 팔고 있는지까지 공개한다. 이토록 쿨한 온라인 쇼핑몰은 본 적이 없다.  

여기까지 살펴보고서 이 대표를 만나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 대표의 댓글과, 드라마틱하게 변한 기업 만족도는 지금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인가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를 강력하게 보내고 있었으니. 

인터뷰 요청에 이 대표는 선뜻 "오시라"고 답했다. 그것도 "아무때나" 오란다. 역시 쿨하다. 그렇게 이 대표와 한영란 공동대표를 만났다. 
◇ "처음에는 화났지만…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듣는 태도가 돼있나 아닐까" 
- 사실 대표 입장에서 회사의 문제를 신랄하게 지적하는 리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잖아요. 익명의 공간이라서 표현이 거친 글도 많고요. "악감정을 갖고 퇴사한 일부 직원이 허위사실을 쓴 것"이라며 리뷰를 지우려는 기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미안하다.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드물기도 하고,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병철 대표/ 처음에는 화도 많이 나고, 리뷰 게재 중단 요청을 하기도 했어요. 실제 리뷰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직원들이 많이 분노했던 것도 알고요. 지금은 잘못된 태도였다고 생각하는데, 그때는 그랬어요. 

그때는 잡플래닛에 대해 굉장히 안 좋은 감정을 가졌었죠. 지금은 유연함과 용기만 갖춘다면 둘도 없는 경영자 학습의 장이라고 생각해요. 직원들은 절대 대표 앞에서 그런 얘기를 해주지 않잖아요. 직원의 가감없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학습의 기회라는 건 분명해요. 누구 편을 들거나 미워하고, 현장과 실무 경영에 반영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지만 이를 무시하거나 화를 내고 치워버리면 회사는 타성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예요. 

리뷰를 보고 처음에는 너무 일방적이고 과장된 것 아니냐, 진짜 직원이 맞냐, 같은 사람이 여러 번 쓴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힘들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중요한 것은 시시비비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듣는 태도가 돼 있느냐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돌아보니 맞는 얘기들이더라고요. 서로 입장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표, 관리자, 직원 각자의 입장이 다른데, 글을 쓴 직원 입장에서는 그런 회사였겠구나,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신랄한 지적 남긴 리뷰…'이 사람 너무 아까운데' 싶더라" 
- '일방적이다' '과장됐다' 잡플래닛에 리뷰를 삭제해달라며 연락하는 회사들이 많이 얘기하는 것들이기도 해요. 안좋은 리뷰를 보면 많은 이들이 이런 생각이 든다는건데, 대표님은 생각이 바뀌셨어요. 이렇게 생각이 바뀐 계기가 있었나요? 

이병철 대표/ 안 좋은 리뷰를 계속 봤어요.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맞나 싶었어요. 그리고 다시 살펴보니 비슷한 얘기들이 반복되는 거예요. 같은 얘기가 반복되면 그건 사실일 가능성이 커요. 

우리도 제품 후기 리뷰를 받잖아요. 안 좋은 얘기도 있는데 이걸 소비자 잘못이라고 치부하면 발전이 없죠. 상품 리뷰에서도 같은 얘기가 반복되면 사실이 가능성이 커요. 고치고 바꿔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자꾸 이 리뷰가 사실이 아닌 이유를 찾고 있더라고요.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평적인 것을 추구하지만 알고보면 군대식, 수직적인 구조'라는 리뷰가 있었어요. 제가 상당히 집중했던 것이 수평적인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직급도 없앴는데 이런 글을 보니 무기력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처음에는 부정했는데, 실제 관리자들과 직원들의 대화, 분위기를 살펴보니 직원 입장에서는 그렇게 느낄 수 있겠더라고요. 입장 차이가 있는거죠.

그런데 왜 나는 이걸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나 생각해봤어요. '내부를 들쑤시는 것보다 퇴사자 리뷰를 내리는 것이 편하니까'더라고요. 퇴사자가 남긴 리뷰 때문에 오래 함께 일한 사람을 추궁하고 따지고 분란을 일으키느니 덮어버리는 게 쉬운 거죠. 

그런데 그러면 같은 일이 반복되잖아요. 잘못은 잘못이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고, 잘 한 일은 그것대로 인정하고 보상을 해주면 되는 별개의 일인데 이 구분이 잘 안됐던 거예요. 

어느 순간 '현타'가 왔어요. 그리고 다시 글을 읽어보니 '이 사람 너무 아까운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부에서 이런 생각을 계속 했었는데, 회사의 잘못된 구조적 문제로 얘기를 못 한 거잖아요. 이런 저의 혼란스러움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미안하다, 내가 바뀌겠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고요. 그래서 댓글을 달았어요.
 
◇ "리뷰 때문에 사람 구하기 힘들다? 잘못 인정하지 않는 경영진의 태도가 문제일 것"
- 모든 리뷰에 답을 하는건 아니에요. 답을 하는 기준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은 리뷰도 궁금합니다. 

이병철 대표/ 모든 리뷰에 답을 하는 것도 이상하더라고요. 집착하는 것 같고, 의무적으로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답을 해줘야겠다 생각이 들 때 답을 했어요. 

회사의 현실과 부조리에 대해 상당히 정확하게 지적하는 리뷰를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이 직원이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는 뭐하다 퇴사를 하고 나서야 이런 얘기를 듣고 있나, 제 자신이 한심하고 직원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점수의 높낮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높아지면 유지하려고 또 신경을 쓰겠죠. 점수가 높아졌으니 이건 두고 다른데 관심을 갖자는 생각이 들수도 있고요. 

중요한 건 점수가 아니라, 직원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일하도록 하는 거잖아요. 예전에는 안 좋은 리뷰가 있으면 다들 이걸 볼텐데, 사람 구하기 어렵겠다 불안한 마음도 있었어요. 그런데 회사에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이런 생각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이 아니거나, 안 좋은 리뷰가 있어도 그 내용이 전체를 대변하는 건 아니죠. 이제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면 리뷰 때문이 아니라, 잘못을 지적받아도 받아들이지 않는 경영자의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퇴사자 만큼 솔직하고 정확한 지적 해줄 사람 있을까?…조직원 만족해야 성장도 가능"
- 어떻게 하면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신 것 같아요. 

한영란 대표/ 이 대표와 대화를 정말 많이 했어요. 잘못된 것이 무엇인가 파보기 시작하면서 얘기가 계속됐죠. 그만둔 직원들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요. 끊임없이 고민하다보니 반성하게 되고, 합리적인 생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병철 대표/ 안 좋게 퇴사한 분들도 있는데, 생각해보면 회사가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때는 맞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보니 틀렸던 일들도 있고요. 퇴사자만큼 회사의 문제를 정확하고 솔직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퇴사자 인터뷰를 해서 직원들이 함께 보기도 했어요. 퇴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우리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또는 도태됐는지 알 수 있어요. 퇴사자를 고용해서라도 그런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었어요. 

- 이런 고민 덕분일까요? 잡플래닛 만족도도 지난해보다 올해 크게 올랐어요.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한 이유가 궁금한데요

이병철 대표/ 결국은 회사 성장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어요. 매출을 올리려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더라고요. 고민의 결론은 '우리가 고객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있구나' 였어요. 직원이 고객이 아닌 대표와 관리자에게 집중을 하게 되면 고객에게 집중을 못 하는구나, 내가 직원에게 집중해야 직원이 고객에 집중을 하겠구나 생각했어요. 결국은 조직원을 만족시켜야 매출도 올릴 수 있겠구나가 된 거죠. 

저희가 사업 초기에 아웃도어 산업이 성장하면서 함께 크게 성장했어요. 이후 아웃도어 산업이 침체되면서 저희도 힘들어졌고요. 5년, 10년 뒤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커요. 산업과 패러다임이 변하는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거죠.
◇ "적자때문에 동결하던 급여, 적자지만 인상하기로…회사의 입장을 직원에게 강요하지 말자"
- 칸투칸에 직원으로 입사해서 6년만인 2014년 대표로 취임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는데요. 사원 출신 대표는 드물잖아요. 직원에서 대표로 역할의 변화뿐 아니라, 이후 산업 환경도 많이 바뀌었어요. 아웃도어 산업은 침체된 반면, 온라인 유통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고요. 회사가 잘돼야 직원들의 처우도 개선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요. 

이병철 대표/ 2008년에 입사해서 5년간 아웃도어 산업이 성장하면서 회사가 크게 성장했죠. 당시 마케팅 담당이었는데, 실제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아 대표가 된 거 같아요. 개인적으로 1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표하거나 책임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많이 헤맸는데, 그러면서 성숙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사업적으로도 실패도 있었고, 직원들에게는 믿음직스럽고 한결 같은 직장이라는 느낌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요. 주주들이 단기 성과를 강요하지 않아서 운 좋게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책임감이 무겁죠. 

산업 변화에 따라 상품도 바꿔나가고 있고, 온라인으로 바뀌는 환경에도 대응해 나가고 있고요. 할 수 있는건 다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색깔이 강한 콘텐츠로 보편적인 상품을 만들어 유통하고, 고객 중심의 철학을 통해 우리만의 포지션과 분수를 지켜나가는데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기본적인 것들은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신용, 신뢰 믿음 같은거요. 그런데 어수선한 상황이 생기니까 많은 사람들이 퇴사했고, 문득 그 기본적인 것들이 안 지켜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동안 적자 때문에 급여를 동결했었는데요. 올해 급여를 인상했어요. 적자가 계속되니까 핑계가 되더라고요. 적자라서 급여 인상 못 해준다고요. 그런데 회사의 입장을 직원에게 강요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회사가 돈을 못 버는 것은 직원들의 문제가 아니다, 회사가 돈을 못 버니까 이렇게 하겠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요. 

제가 직원일 때 '나는 직원으로서 내가 맡은 책임을 지겠는데, 그렇다고 회사가 그렇게 말하면 안되지' 생각했던 게 떠올랐어요. 회사는 회사 입장에서 직원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직원은 직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 "'진정성과 투명성'이 핵심 가치…시간적 복지 노력 중"
- 칸투칸은 '진정성과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제기된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도 이런 가치의 실천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쇼핑몰 사이트에 매출액, 원가, 방문자 수까지 굉장히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있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인상적이지만, 잘나갈 때는 괜찮은데 상황이 안좋아지면 공개하기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잖아요.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뭔가요? 

이병철 대표/ 2015년 가능에 상품 원가를 공개하고, 2016년부터 쇼핑몰 메인에 매출액을 공개하기 시작했죠. 사실 장사꾼이 솔직하게(투명성) 사실을(진정성)을 이야기한다고 하면 수사적 느낌이 강하죠. 이를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다 공개해보자는 결정을 하게 됐어요. 

매출 상황이 나빠져도 우리는 계속 공개할 수 있을까? 편의적인 것이 아닌 변치않는 투명성과 진정성을 핵심 가치로 가져간다는 말을 믿을 만한가? 를 실험해보고 싶었어요. 

2018년부터 많은 부침을 겪었어요. 2019년 11월에는 거래처를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터졌고,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었고요. 지금까지도 그 여파가 크고 작게 이어지고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도 매출액 공개는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우리 같은 중소기업도, 진정성과 투명성, ESG라 표현되는 가치를 마케팅용이 아니라 내재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 거래처 갑질 논란이 일었을 때도 빠르게 사과를 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었죠. 당시 근본적인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겠다, 직원 복지 개선 방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는데요. 이후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이병철 대표/ 근로시간 단축에 관심이 많아요. 시간적 복지라고 표현하는데요. 고용을 유지하면서 시스템을 통해 근로 시간을 줄이고, 창의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근로시간의 밀도를 높여주면 쉬거나, 성장하거나, 취미활동을 하거나, 경업이 아닌 수준에서 추가적인 수익창출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을 거예요. 회사라는 수익창출 도구에 개인의 삶을 갈아넣게 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연봉이나 취업 규칙, 가이드라인 등 정책들로 노력하고자 하고요. 회사를 자아실현의 도구로 생각하는 사람에게 기회를 빼앗지 않기 위해, 위계질서의 경직성을 제거하기 위한 습관을 들이는데 노력하고 있어요. 
◇ "기본적인 신용과 약속,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사가 목표" 
- 칸투칸이 어떤 회사가 되길 바라나요? 

이병철 대표/ 기본적인 신용과 약속 정도는 지킬 수 있는 체력을 가진 회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천천히, 매년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요. 

직원들끼리는 말이라도 서로 존중하고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고, 일이 재미있고, 내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구나, 작년보다 좀 더 성장했구나 이런 걸 제공해주는 사회적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공생을 고려하는 사주와 경영진이 있는, 책임감 있는 동료들이 있는 회사,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불안하지 않은 회사, 타성에 젖지 않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전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기본적인 것들인데 부침을 겪으면서 얼마나 힘든 가치들인지 알게 됐어요. 그래서 더 소중한 것 같아요. 

고객이 느끼기에 칸투칸의 직원이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회사, 직원이 느끼기에 경영진이 온전히 고객과 직원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기분이 드는 회사를 만들고 싶고요. 

사람마다 일하고 싶은 형태는 다양하잖아요.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은 사람도 있겠고,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사람도 있겠고요. 그런 각자의 사정에 맞춰 탄력적인 근무환경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조직원이 원하는 근무 환경을 제시하면, 그걸 들어줄 수 있는 회사요. 이게 제가 옛날부터 다니고 싶었던 회사였거든요. 

뭔가 다 사람 좋아 보이는 얘기로 보일 수 있는데, 결국은 이게 내게 또는 회사에 가장 이득이 되는,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부터 매년 조금씩 30년 이상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아닌 ‘측정가능한 지표’를 개발해 고객도 직원도 경쟁사도 주주들도 납득하는 지표로서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그동안 힘든 일 많았거든요. 큰 회사 흉내 안내고 아무 것도 없던 시절로 돌아가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점에 다시 설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보희 기자 [email protected]